http://it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serial=555887&g_menu=020300

1. 모방하고 훔쳐라

첫 번째 과정은 주변의 것을 배우고 학습하는 '모방' 혹은 '훔침'의 단계다.

그는 1996년 미국 방송 PBS 다큐멘터리에 출연해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쳤다는 사실에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말했다. ‘뛰어난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는 피카소의 유명한 격언을 인용한 것이다.

그는 결국 혁신과 창의성은 어디 특별한 데서 나오는 게 아니라 주위를 열심히 탐구하고 획득하는 데서 나온다고 본다.

그는 2000년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창의성은 단순히 여러 가지 요소들을 연결하는 것을 말한다”며 “인간의 경험에 대해 폭넓게 이해할수록 더욱 훌륭한 디자인을 내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디자인이란 제품의 외관에서부터 포장 그리고 서비스라는 여러 단계를 통해 표현되는, 인간이 만들어낸 창조물의 근본적인 영혼”이라고 말했다.

2. 가진 것을 모두 합쳐라

두 번째로 강조되는 게 '통섭(統攝)' 과정이다.

통섭은 에드워드 오스본 윌슨(Edward Osborne Wilson)'의 책 'Consilience'를 국내 최재천 교수가 '통섭(統攝)'으로 번역한 뒤 노무현 정부 때 유행한 말인데 그 ‘통섭’의 실천자가 바로 잡스였던 것이다.

잡스는 지난 2일 아이패드2를 발표하면서 맺음말을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애플의 DNA는 '기술만으로는 (좋은 제품을 만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애플의 기술은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풍부하게 해주는) 인문학과 결합했다.” 기술은 사람을 위해 복무해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고, 이게 제대로 되려면 인문학적 이해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잡스는 이 점에서 폴라로이드를 만든 발명가이자 물리학자, 에드윈 H. 랜드(Edwin H.Land) 박사를 사숙(私淑)했다고 할 수 있다.

잡스는 1999년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폴라로이드가 예술과 과학의 교차점에 서길 바란다.’는 랜드 박사의 말을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기술과 인문학의 결합을 그토록 강조한 것이다.

3. 다르게 생각해라

이미 존재하는 모든 요소들을 ‘모방’하고 ‘훔침’으로써 세상에 대한 폭넓은 통섭을 바탕으로 변화의 길목에 미리 가려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게 세 번째다.

잡스는 2007년 맥월드 행사 때 이런 자신의 노력을 캐나다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영웅인 웨인 그레츠키(Wayne Gretzky)의 말을 인용해 대신했다. 그레츠키는 “나는 퍽(puck)이 있었던 곳이 아니라 퍽이 갈 곳으로 스케이트를 타고 간다.”라는 말로 잡스에게 영감을 줬다.

애플이 1984년 매킨토시를 만들어냄으로써 개인용 컴퓨터(PC) 시장에 일대 혁신을 가져온 게 이를 테면 퍽이 갈 방향이었으며, 2001년에 내놓은 아이팟과 아이튠스, 2007년에 내놓은 아이폰, 2010년에 내놓은 아이패드 등과 같은 제품 또한 퍽이 갈 길목에 미리 내놓은 제품이었던 것이다.

여기서 눈여겨 볼 건 이들 제품 모두 이미 존재했던 것들에 대한 ‘모방’과 ‘훔침’을 통해 세상에 대한 폭넓은 이해로 다시 변주됐다는 점이다.

4. 쉽게 단순화 해라

네 번 째 요소는 ‘단순화’라고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직감 혹은 직관(intuition)’이라는 말을 많이 썼다. 통섭이 난해해지면 일반인으로써는 별로 쓸 모가 없어진다. 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하되 그것을 가장 단순하게 표현해야 한다. 세상이 발전할수록 기술과 사람의 일은 복잡해지게 돼 있다. 이를 섞어서 통찰하면서도 직감적으로 해결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중간에서 그 제품을 만들어내는 자의 사명이라는 게 스티브 잡스의 생각이다.

고등학교 시절부터 선(禪)에 심취했다는 스티브 잡스는 1998년 비즈니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다. 생각을 깔끔하고 단순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상품을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른바 ‘엘리베이터 브리핑(Elevator briefing)’은 스티브 잡스에게는 단순한 마케팅 이론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상품을 만들어 파는 기업가의 철학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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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저는,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대학의 한 곳을 졸업하면서 새 출발을 하는 여러분들과 함께하는 영광을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습니다. 사실을 말하자면, 이번이 제가 대학 졸업식이라는 곳에 가장 가까이 다가간 경우입니다. 오늘 저는 여러분들에게 제 인생에 관한 세 가지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뭐 그리 대단한 것은 아니고 그저 세 가지의 이야기입니다.

 첫번째 이야기는 점(點)을 잇는 것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리드 대학이라는 곳을 첫 6개월 다닌 후 그만 두었습니다. 그 후 18개월 동안은 비정규 청강생으로 머물렀고 그 후 완전히 자퇴를 했습니다. 제가 왜 대학을 그만두었을까요?

 이야기는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시작됩니다. 제 생모는 젊은 미혼의 대학생이었는데, 저를 낳으면 다른 사람에게 입양을 시키기로 결심했습니다. 생모는 제가 반드시 대학을 졸업한 부부에게 입양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태어나면 바로 어떤 변호사 부부에게 입양되기로 되어있었고, 그것으로 모든 것이 다 끝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가 태어났을 때 절 입양키로 한 부부는 마음을 바꿔, 자신들은 여자아이를 원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저의 양부모님은 한밤중에 “우리가 예기치 않은 사내아이를 갖게 되었는데 아이를 원하느냐”는 전화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분들은 흔쾌히 입양을 수락하셨습니다.

 저의 생모는 나중에야 양어머니가 대학을 나오지 않았고, 양아버지는 고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의 생모는 이런 이유로 최종 입양서류에 서명을 하지 않다가 몇 달 후 양부모님이 저를 나중에 대학에 보낼 것이라는 약속을 하고서야 마음을 바꿨습니다.

 17년이 지난 후 저는 정말 대학에 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당시에 스탠포드와 거의 맞먹는 수준의 학비가 드는 대학을 선택했고, 평범한 노동자였던 저의 양부모님은 저축한 모든 돈을 제 대학등록금에 써야 했습니다. 그렇게 6개월이 지난 후 저는 그만한 돈을 쓰는 데 대한 가치를 느낄 수 없었습니다. 저는 저의 삶에서 무엇을 하길 원하는지 알지 못했고, 대학이 그것을 아는 데 어떤 도움을 줄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저의 부모님은 전 인생을 통해 저축해놓은 모든 돈을 학비로 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대학을 그만두기로 했습니다. 저는 모든 것이 잘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그 당시 그런 결정은 다소 두렵기도 했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제가 지금까지 한 결정 중에 가장 탁월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학교를 그만두는 그 순간, 저는 흥미가 없었던 필수과목을 들을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관심 있는 다른 과목들을 청강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다지 낭만적인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기숙사에 방이 없었기 때문에 친구 방의 바닥에서 잠을 잤습니다. 음식을 사기 위해 콜라병을 반납해서 5센트씩 모았고, 해어 크리슈나 사원에서 일주일에 한번 주는 식사를 얻어먹기 위해 일요일 밤마다 7마일을 걸어가곤 했습니다. 저는 그걸 좋아했습니다. 제가 호기심과 직관을 따라서 한 일들은 나중에 값으로 매길 수 없는 큰 가치로 나타났습니다.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제가 다녔던 리드대학은 그 당시 미국에서 최고의 서체 교육 기관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캠퍼스 전체를 통해 모든 포스터, 모든 표지물들은 손으로 그려진 아름다운 손글씨로 장식되어 있었습니다. 저는 정규과목들을 더이상 들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이런 글자체들을 어떻게 만드는지를 배워 보려고 서체과목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세리프나 산세리프 활자체를 배웠고, 무엇이 훌륭한 활자체를 만드는지에 대해 배웠습니다. 그것은 과학이 알아내지 못하는, 아름답고 역사적이며 예술적인 미묘함을 갖고 있었습니다. 저는 거기에 매료되었습니다.

 당시 저에겐 이런 모든 것이 제 삶에 실제로 응용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10년 후, 우리가 최초의 매킨토시 컴퓨터를 만들 때 그 모든 것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맥 컴퓨터는 아름다운 글자체를 가진 최초의 컴퓨터가 되었습니다. 제가 만일 대학의 그 과목을 듣지 않았다면 맥 컴퓨터는 결코 다양한 서체를 가진 컴퓨터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원도즈는 맥 컴퓨터를 단지 베낀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맥 컴퓨터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어떤 개인용 컴퓨터도 그런 아름다운 서체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제가 만일 정규과목을 그만두지 않았고, 서체과목에 등록하지 않았더라면, 개인용 컴퓨터는 지금과 같은 놀라운 서체를 갖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제가 대학에 있을 때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점을 잇는 것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후 과거를 되돌아 볼 때 그것은 너무나 분명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미래를 내다보면서 점을 이을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오직 과거를 돌이켜 보면서 점을 이을 수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여러분들은 지금 잇는 점들이 미래의 어떤 시점에 서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만 합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의 내면, 운명, 인생, 카르마, 그 무엇이든지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이런 접근법은 저를 결코 낙담시키지 않았고, 제 삶의 모든 변화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저의 두번째 이야기는 사랑과 상실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인생의 이른 시기에 하고 싶은 것을 발견한 행운아였습니다. 우즈(스티브 우즈니액, 애플 공동창업자)와 저는 애플을 우리 부모님의 차고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때 저는 스무살이었습니다. 우리는 열심히 일했습니다. 10년이 지난 후 애플은, 우리 둘만의 차고에서 20억 달러에다 4000명의 직원을 가진 회사로 성장했습니다.

 제 나이 29살, 우리는 최고의 작품인 매킨토시를 출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저는 해고당했습니다. 어떻게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해고를 당할 수 있냐구요? 당시, 애플이 점점 성장하면서, 저는 저와 잘 맞는 유능한 경영자를 데려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첫해는 그럭저럭 잘 되어 갔습니다. 그러나 그 후 우리들의 미래에 대한 관점에 차이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결국 내부적으로 분열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회사 이사회는 그를 지지했고, 저는 서른 살이 된 해에 그렇게 쫓겨났습니다. 성인이 되어 제가 초점을 맞춰왔던 모든 것들이 사라져버리고, 저는 너무나 비참한 기분을 느꼈습니다.

 몇 달 동안 저는 무엇을 할지 몰랐습니다. 마치 달리기 계주에서 바톤을 놓친 선수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선배 벤처기업인들에게 송구스런 마음이 들었고 . 저는 데이비드 팩커드(HP의 공동 창업자)와 밥 노이스(인텔 공동 창업자)를 만나 실패한 것에 대해 사과하려 했습니다. 저는 공식적으로 실패한 사람이었고 실리콘 밸리에서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제 맘속에 무언가가 천천히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여전히 제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애플에서 겪었던 일들조차도 그런 마음을 꺾지 못했습니다. 저는 해고당했지만 여전히 저의 일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새롭게 출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때는 전혀 몰랐지만, 애플에서 해고된 일은 저에게 일어날 수 있었던 일 중 최고의 사건이었습니다. 그 사건은 제가 성공의 중압감을 벗어나 초심자의 가벼운 마음을 되찾게 해줬고, 내 인생의 최고의 창의력을 발휘하는 시기로 들어갈 수 있도록 자유롭게 해줬습니다.

 이후 5년 동안 저는 NeXT, 그리고 Pixar라는 이름의 다른 회사를 만들었고, 지금의 제 처가 된 여성과 사랑에 빠졌습니다. 픽사는 세계 최초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영화인 토이스토리를 만들었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애니메이션 회사가 되었습니다. 이후 놀랍게도 애플은 넥스트를 사들였고 저는 애플로 복귀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넥스트에서 개발한 기술은 애플의 현재 르네상스의 핵심이 되었습니다. 또한 로렌과 저는 함께 한 가족을 만들었습니다.

 저가 애플에서 해고되지 않았더라면 이런 일중 어떤 것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것은 쓰디쓴 약이었지만, 환자에게 필요한 것이었습니다. 인생이란 때로 여러분들을 고통스럽게 하지만, 신념을 잃지 말기 바랍니다. 저를 이끌어간 유일한 힘은, 제가 하는 일을 사랑했다는 것에서부터 나왔다고 믿습니다. 여러분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야 합니다.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찾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에서도 같습니다.

 여러분이 하는 일은 인생의 많은 부분을 채울 것입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만족하는 유일한 길은 여러분 스스로 훌륭하다고 믿는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훌륭한 일을 하는 유일한 길은 여러분이 하는 일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만일 그것을 아직 찾지 못했다면, 계속해서 찾으십시오. 주저앉지 마십시오. 언젠가 그것을 발견할 때 여러분은 마음으로부터 그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훌륭한 관계들처럼, 그것은 해가 지나면서 점점 좋아질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것을 발견할 때까지 계속 찾으십시오. 주저앉지 마십시오.

 세번째 이야기는 죽음에 관한 것입니다. 제가 열일곱 살이었을 때, 이런 구절을 읽은 적이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매일을 삶의 마지막 날처럼 산다면 언젠가 당신은 대부분 옳은 삶을 살았을 것이다.” 저는 그것에 강한 인상을 받았고, 이후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면서 제 자신에게 말했습니다. “만일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면, 내가 오늘 하려는 것을 하게 될까?” 그리고 여러 날 동안 그 답이 ‘아니오’라고 나온다면, 저는 어떤 것을 바꿔야 한다고 깨달았습니다.

 제가 곧 죽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하는 것은, 제가 인생에서 큰 결정들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준 가장 중요한 도구였습니다. 모든 외부의 기대들, 자부심, 좌절과 실패의 두려움, 그런 것들은 죽음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에, 진정으로 중요한 것만을 남기게 됩니다. 죽음을 생각하는 것은 당신이 무엇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의 함정을 벗어나는 최고의 길입니다. 여러분은 이미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마음을 따라가지 못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약 1년 전 저는 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침 7시30분에 검사를 받았는데, 췌장에 종양이 발견되었습니다. 당시 저는 췌장이라는 게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의사들은 이것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한 종류의 암이라면서 제가 길어봐야 3개월에서 6개월밖에 살수 없다고 했습니다. 의사는 저에게 집으로 가서 주변을 정리하라고 충고했습니다. 그것은 내 아이들에게 앞으로 10년동안 해줘야 하는 말을 단 몇 달 안에 해야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임종 시 가족들이 받을 충격이 덜하도록 모든 것을 정리하란 말이었고 작별인사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하루 종일 검사를 받았습니다. 그날 저녁 늦게 저는 목구멍을 통해 내시경을 넣는 조직검사를 받았습니다. 세포를 췌장에서 떼어내 조사를 했습니다. 저는 마취상태였는데 나중에 아내가 말해주길 현미경으로 세포를 분석한 결과 치료가 가능한 아주 희귀한 췌장암으로 밝혀져 의사들까지도 기뻐서 눈물을 글썽였다고 합니다. 저는 수술을 받았고 건강해졌습니다.

 이것이 제가 죽음에 가장 가까이 간 경우였습니다. 그리고 저는 앞으로 몇 십 년간은 그런 일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경험을 해보니 죽음이 때론 유용하다는 것을 머리로만 알고 있을 때보다 더 정확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누구도 죽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천국에 가고 싶다는 사람들조차도 그곳에 가기 위해 죽기를 원하지는 않죠. 하지만 죽음은 우리 모두의 숙명입니다. 아무도 피해 갈 수 없죠. 그리고 그래야만 합니다. 왜냐하면 죽음은 삶이 만든 최고의 발명이니까요. 죽음은 변화를 만들어 냅니다. 새로운 것이 헌 것을 대체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새로움이란 자리에 서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머지않은 때에 여러분들도 새로운 세대들에게 그 자리를 물려줘야할 것입니다. 너무나 극적으로 들렸다면 죄송합니다만, 사실이 그렇습니다.

 여러분들의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의 삶을 사느라고 시간을 허비하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이 생각한 결과에 맞춰 사는 함정에 빠지지 마십시오. 다른 사람들의 견해가 여러분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가리는 소음이 되게 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의 마음과 직관을 따라가는 용기를 가지라는 것입니다. 당신이 진정으로 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마음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모든 것들은 부차적인 것들입니다.

 제가 젊었을 때, 제 나이 또래라면 다 알만한 “지구 백과”이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 책은 이곳에서 멀지 않은 먼로 파크에 사는 스튜어트 브래드란 사람이 쓴 책인데 그는 자신의 모든 걸 이 책에 불어넣었습니다. 그 책이 나온 게 1960년대로, 그 당시에는 개인용 컴퓨터도 PC 출판도 없었기 때문에, 그 책은 타자기와 가위, 폴라로이드 사진들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종이책 형태의 구글 같은 것이었는데, 구글이 나타나기 35년 전의 일입니다.

 스튜어트와 그의 팀은 이 책을 여러 번 개정했고, 수명이 다할 때쯤엔 최종판을 냈습니다. 그것이 1970년대 중반이었습니다. 바로 제가 여러분의 나이 때입니다. 그 최종판의 뒷 표지에는 이른 아침 시골길 사진이 있었는데 아마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히치하이킹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지요. 그 사진 밑에는 이런 말이 있었습니다.

 “늘 갈망하고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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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www.donga.com/docs/magazine/shin/2007/03/08/200703080500011/200703080500011_1.html

한정림 잉글리시헌트 대표이사

빌 게이츠의 슬라이드엔 텍스트가 많다(위). 반면 스티브 잡스의 슬라이드엔 이미지와 숫자만 보인다(아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은 간결하다. 암시적인 그림과 화살표만 보인다. 그가 제시하는 슬라이드는 ‘젠(Zen, 禪) 스타일’(절제된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접근방법)이 어떤 것인지 알려주는 것 같다. 스티브 잡스는 달랑 단어 한 개만 있는 슬라이드를 보여주든지, 상징적인 그림 하나를 보여줄 뿐이다. 단어와 그림은 그가 말하는 내용이라기보다는 그가 말하고 싶은 키 메시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따라서 청중이 슬라이드에서 읽을 것은 아무것도 없다.

연설의 첫 순간은 매우 중요하다. 이때 청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지 못하면 연설은 엉망이 되고 만다. 첫 번째 슬라이드에 회사 개요나 목차를 보여준다고 상상해보자. 이런 도식적인 설명으로는 어떤 청중도 사로잡지 못한다.


▼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1 : 긍정적 분위기 조성하기(Subconscious Icebreaker)

스티브 잡스는 신제품 ‘아이폰’을 설명하는 프레젠테이션을 어떻게 시작했을까. 그는 음악이 힘차게 울려퍼지는 무대 위로 올라왔다. 관객은 환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누가 음악을 크게 틀 것이라 예상하겠는가. 늘 시간은 제한돼 있다. 그러다보니 일분일초라도 준비해온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데 급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는 초장에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해 청중을 사로잡았다.

그가 고른 음악도 기발하다. 미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얼거리는 제임스 브라운의 ‘I Feel Good’이었다. 이 노래의 가사가 애플사나 신제품과 관련이 있을까? 전혀 없다. 이렇듯 엉뚱한 대중음악을 청중에게 들려준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청중이 긍정적인 생각을 갖도록 분위기를 잡고 싶었을 것이다. 청중은 음악을 들으며 무의식적으로 무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기대했을 것이다. 비즈니스와 대중음악! 그는 청중이 자신이 열심히 준비한 내용을 듣고 받아들일 수 있도록 준비시킨 것이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은 무대에 오른 그가 제시한 두 장의 슬라이드였다. 첫 슬라이드는 애플 기호였고, 다음 슬라이드는 ‘Mac World’란 단순한 글자였다. 그는 오늘의 주제가 무엇인지 나열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오늘 우리는 함께 역사를 만들어갈 것(Together today, we’re going to make history)”이라는 간단하고 명료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는 청중을 감동시켰고, 또 한 번 큰 박수를 끌어냈다.

혹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프레젠테이션 장소가 대형 강당이 아니라 소규모 회의실일 경우엔 어떻게 해야 하나. 이 경우엔 준비한 슬라이드의 시작과 끝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해 청중이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따라올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준비, 또 준비

▼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2 : 철저한 준비로 자연스럽게 하기(Rehearses · Being Himself)

스티브 잡스는 무대에 서 있을 때 매우 편안해 보인다. 그는 자신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처럼 능수능란해 보인다. 언제나 청중의 흥미를 돋우고, 자신이 준비하고 의도한 방향으로 프레젠테이션을 이끌어간다.

그러나 날 때부터 연설을 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는 틀림없이 수없이 연습하고 단점을 보완했을 것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그가 남을 어설프게 흉내 내거나 따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자신에게 충실해 보인다. 예를 들어 그가 연설 마지막에 애플사 직원에게 감사를 표시할 때 목이 메이는 장면이 나온다. 연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이를 통해 청중은 그가 말하는 내용뿐 아니라 그의 깊은 감정까지 공유하게 된다.


▼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3 : 자세한 설명과 주요 부분 강조하기(Detailed Explanation · Focuses on the Main Topic)

스티브 잡스는 이야기를 풀어갈 때 늘 특정한 순서를 따르는 경향이 있다. 먼저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고, 세부적인 설명을 하며, 마지막으로 총체적인 관점에서 요약한다. 아이폰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아이팟, 전화 그리고 혁명적인 인터넷 통화의 세 가지 기능을 모두 강조해서 설명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청중에게 세 가지 개념을 반복해서 말하도록 요청했다. 모든 청중이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핵심 요소를 자연스럽게, 저절로 확인한 것이다.

   
 
설명적인 슬라이드는 청중의 관심을 떨어뜨린다(위). 암시적이고 간명한 이미지는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아래). 

▼ 스티브 잡스의 노하우 4 :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역동감 부여하기(Dyna-mics with a Variety of Media)

그의 프레젠테이션을 보고 있으면 흥미로운 TV 드라마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는 TV 광고로 사용된 장면이나 사진들, 심지어 비디오와 같은 영상물을 집어넣어 청중을 흥분시킨다. 어떤 때는 2∼3초마다 슬라이드를 넘기기도 한다.

또한 자신이 가장 강조하고 싶은 말을 할 때는 모든 청중의 관심을 모으기 위해 내용이 없는 슬라이드를 켜놓고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는 현대의 청중이 너무 많은 시각적, 청각적 자극에 노출돼 있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다. 변덕스러운 청중의 심리를 정확히 읽으며 이들의 주의를 흐트러뜨리지 않는 것이다.

세스 고딘은 프레젠테이션을 듣는 청중의 심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당신이 프레젠테이션을 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내면 청중은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하길 바란다. 그들은 당신이 말하는 방법이나 의상, 제스처를 보고 판단하면서 우뇌를 사용한다. 또한 그들은 당신이 두 번째 슬라이드를 넘길 때쯤 이미 당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좌뇌를 사용한다.”

스티브 잡스는 누구보다도 이 점을 잘 아는 것 같다. 그가 워낙 다양한 매체를 이용하기 때문에 청중은 잠시도 지루할 시간이 없다. 간결, 명쾌한 이미지, 비디오, 광고 등을 혼합하는 그만의 연설 노하우를 따라 하는 사람이 최근 부쩍 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는 모든 것을 시시콜콜하게 보여줄 필요가 없다. 시각적으로나 언어적으로 모든 항목을, 모든 청중의 머리에 집어넣으려고 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할 수도 없다.

대신 시각적인 이미지와 함께 잘 조합된 단어들이 청중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슬라이드에 담긴 이미지 이상을 상상할 수 있도록 디자인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청중이 당신의 아이디어에 공감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유의해야 할 것들은 다음과 같다.

- 간단함(Simplicity)
- 미묘함(Subtlety)
- 우아함(Elegance)
- 설명적인 것보다는 암시적인 것(Suggestive rather than the descriptive or obvious)
- 자연스러움 : 부자연스럽거나 강요적인 것은 금물(Naturalness: nothing artificial or forced)
- 여백(Empty Space)
- 침묵, 평정(Stillness, Tranquility)
- 중요하지 않은 것은 제거(Elimi-nating the non-essential)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에는 이 모든 것이 잘 버무려져 있다. 간단함, 그리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제거했음이 그의 간결한 슬라이드에 잘 나타나 있다. 프레젠테이션에 응용하는 다양하고 새로운 기술은 우아함과 미묘함이 느껴진다. 설명적인 것보다는 암시적인 것, 그리고 자연스러움은 철저한 준비 과정을 통해 청중에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모습에서 부각된다.

여백, 침묵, 평정의 요소는 그가 전달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대목에서 빈 슬라이드를 보여주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더욱 확연하게 드러내는 기법을 통해 알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 칼 호위는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자료에는 단어가 별로 없다. 청중은 읽을 게 별로 없어 그가 하는 말에 더 집중한다”며 “그렇게 되면 청중에게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한 셈”이라고 분석했다.

‘비우면 채워진다’

이번에는 그가 중간중간에 구사하는 프레젠테이션 기술을 살펴보자. 우선 ‘비어 있는 화면(Go Naked)’이라고 불리는 기술에 대해 얘기해보자. 앞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그는 이야기를 하는 동안 적절한 순간에 스크린을 완전히 사라지게 한다. 탁월한 재즈 공연장에서 느껴지는 진정한 음악의 힘은 음표와 음표 사이, 즉 음의 중간에 있는 조용함 속에서 나타나듯 그는 어느 순간 짧게 침묵한다. 침묵은 말의 요지와 의미를 제공한다.

때로 빈 스크린은 다음에 나타날 이미지에 더 강한 인상을 준다. 빈 슬라이드를 내놓는 것은 자신감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대부분의 발표자는 내용이 빼곡히 적힌 슬라이드를 버팀목 삼아 내놓는다. 그래야 안심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준비가 덜 된 발표자에게 텅 빈 스크린만큼 무서운 것도 없다. 스크린을 비운다는 것은 모든 사람의 시선이 당신에게 쏠려 있음을 의미한다. 짜릿하지 않은가.

둘째, 그는 소중한 것을 놓치지 않는다. 영어 관용구에 이런 표현이 있다. Don’t throw the baby out with the bath water(목욕물을 버린다고 아이까지 버리지 마라). 시각적 스타일을 세련되게 한답시고 효능이 입증된 옛 기술을 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유명한 연설가들이 수세기 동안 검증한 좋은 패턴은 많다. 스티브 잡스도 검증된 패턴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서론 : 10∼20%, 본론: 60∼80%, 결론: 10∼20%’.

좋은 글에는 좋은 구조가 있다. 좋은 연설도 마찬가지다. 처음, 중간, 끝을 둠으로써 프레젠테이션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100%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서론·본론·결론은 어떻게 구성해야 할까.


‘21세기형 프레젠테이션’

어떤 연설을 하든 첫 30초가 가장 중요하다. 그 짧은 시간에 관객을 사로잡아야 한다. 당신의 연설을 듣고 싶게 만들어야 한다. 이것을 실천하는 데는 몇 가지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연설 서두에 관객이 생각하도록 만드는 질문을 던질 수도 있다. 흥미롭거나 논쟁이 되는 발언을 할 수도 있다. 예전에 들은 재미있는 농담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단 초장에 청중으로부터 주목을 받으면 당신의 연설은 순조롭게 흘러갈 것이다.

본론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언제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청중은 이미 서론을 통해서 연사와 주제에 대해 파악한 단계이다. 그러므로 청중은 이제 프레젠테이션의 본론을 들을 준비가 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본론을 제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다루고자 하는 논점을 일관성을 갖고 제시하는 것이다. 여러 논점을 비슷한 논점끼리 연결하면서 점차 주제로 향하도록 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더욱 논리적으로 들리고 청중이 고개를 끄덕인다. 또한 청중에게 많은 논점을 제시하지 말아야 한다. 무의미한 여러 가지 논점보다 강력한 한 가지 논점을 제시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결론에는 서론에서와 마찬가지로 강력하게 전달하는 것이 있어야 한다. 결말 부분은 연사가 마지막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회이므로 최대로 활용해야 한다. 따라서 결론을 다음과 같은 기회로 생각하고 마무리하면 효과적이다.

1. 연설의 중점을 요약할 기회(Sum-marize the main points of your speech)

2. 관객에게 생각할 거리를 줄 수 있는 기회(Provide some further food for thought for your listeners)

3. 관객이 자신의 연설에 대한 긍정적 생각을 갖도록 해줄 수 있는 기회(Leave your audience with positive memories of your speech)

4. 마지막 생각과 감정을 선택할 기회(Choose the final thought/emotion)

좋은 프레젠테이션이란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검증된 규칙 속에 놀랄 정도로 발달한 현대 기술을 접목하는 것이다. 현대의 청중은 집안에 앉아 수백만달러를 들여 제작한 영화를 편안하게 즐기려는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또는 전에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시각 자료나 형식은 탈피해야 한다.

아이폰 설명회에서 스티브 잡스가 보여준 프레젠테이션은 오랫동안 훌륭한 연사들이 지켜온 규칙을 준수하면서 현대의 기술을 아낌없이 사용한 사례다. 21세기형 프레젠테이션의 결정체라고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

스티브 잡스는 케네디 대통령, 토니 블레어 총리, 마틴 루터 킹 목사와 같은 웅변가는 아니지만 분명히 현대 비즈니스 프레젠테이션의 귀감이 되는 존재임에 틀림없다.

Posted by trig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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