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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BO붐의 그늘..美 만기도래 사채 첩첩산중
"4550억불 청구서 기다린다"
올해 분산된 만기 2012~2014년 집중
입력 : 2009.08.18 10:44
[이데일리 오상용기자] "미국의 차입매수(LBO) 열풍이 남긴 빚더미는 앞으로도 계속 첩첩산중을 이룰 것이다."

올들어 LBO펀드와 은행간 채무조정 합의로 일부 회사채의 만기가 연장됐지만 여전히 수천억달러에 달하는 청구서가 내년 이후 속속 발송될 예정이라고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S&P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도래한 미국내 전체 회사채 가운데 830억달러어치가 오는 2014년까지 만기가 분산됐다. 그나마 금융경색이 풀리면서 자금시장이 개선된 덕분이다.

▲ 미국 연도별 사채만기 도래규모
그러나 청구서 발송이 조금 늦춰졌을 뿐 안심하기엔 이르다. 일부 사채 만기가 분산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4550억달러에 달하는 사채가 내년이후 `빚 봉우리`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치는 전체 기관투자자 대출시장의 91%에 육박하는 규모다.

올해 연장됐던 채무가 더해져 회사채 만기는 2012년을 시작으로 2014년 정점을 이루게 된다.

이같은 만기도래 사채의 대부분은 지난 2005년~2007년 붐을 이뤘던 LBO의 산물이다. 남의 돈으로 탐욕스럽게 M&A에 나섰던 투자자들이 전체 금융시장을 위협할 만한 부채를 남겨 놓은 것이다.

LBO는 인수대상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돈을 빌려 인수대금을 충당하는 M&A기법이다. 빌린 돈으로 회사를 인수하는 만큼 적은 자본으로도 M&A가 가능하지만 기업인수 후에는 자기자본비율이 크게 떨어져 신용위험이 높아지게 된다.

지난해말 극심했던 신용경색이 어느 정도 진정되자 은행들은 일단 크게 우려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골드만삭스의 크레이그 패커 인수금융 사업부 대표는 "지난해말 자금시장이 급격히 위축됐을 때는 LBO투자자와 대상 기업 모두 절망에 빠졌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 배경에는 금융시장 개선세가 지속된다면 리파이낸싱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고 LBO 대상기업을 상장시켜 투자금을 회수(exiting)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자리한다.

그러나 금융시장 흐름이 내년 이후 계속 나아질 것이라고 장담하기는 힘들다. 이와 별개로 금융시장이 개선될 수록 기업들의 부채 위험은 더 고조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S&P LCD(Leveraged Commentary and Data)의 스티브 밀러 이사는 "금융시장 여건이 나아질 경우 LBO투자자들은 조금 더 기다리면 더 좋은 조건에 리파이낸싱 또는 엑시트할 수 있다는 기대로 만기도래 채무에 집중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오상용 thugo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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