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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의 특징

investment 2007. 11. 9. 13:30
http://magazine2.joins.com/magazine/article/ma_article_view_part/0,5360,aid%252D264719%252Dservcode%252D4010401,00.html

인도 성장 이끄는 건 탄탄한 내수
In the Comfort Zone
아시아에서 국내 수요가 경제발전 주도하는 유일한 나라로 세계적 신용경색에도 빠른 회복세 보여

여러 지표로 보면 아시아의 경제 상황은 매우 좋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로 세계 경제가 침체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지만 홍콩부터 뭄바이까지 아시아 증시는 어지러울 정도로 사상 최고 지수를 경신해 간다. 최근의 경제성장률은 과거 10년보다도 더 빠르게 올라간다.

물론 아시아 경제의 이런 고공행진이 큰 폭의 추락을 예고하는 조짐이 아니냐는 의구심은 남는다. 현금이 부족한 미국 소비자들이 여전히 전 세계 주요 경제를 지탱해 준다는 사실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예외가 있다. 바로 인도다.

미국발 신용경색 사태가 세계 금융 중심지들을 강타할 때에도 인구 11억의 인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안정된 모습이었다. 홍콩에 본사를 둔 증권회사 CLSA의 수석 투자전략가 크리스토퍼 우드는 그 이유를 “인도는 아시아에서 국내 수요가 경제를 주도하는 유일한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인도의 약점이 강점으로 변했다는 얘기다. 인도인들은 중국의 엄청난 제조업 능력에 도전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자주 탄식해 왔다. 그러나 그 얘기는 오늘날 인도의 성장이 갈수록 늘어나는 장난감·의류·전자제품의 수출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인도의 대출 금리는 비교적 높다. 그곳의 도로와 교량 시설이 열악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그런 고금리는 거의 제로에 가까운 중국의 금리와 비교하면 장점으로 보인다. 중국은 저금리로 인한 과도한 산업투자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인도의 활력 넘치는 서비스 부문은 중국의 제조업 부문에 비해 세계적 경제 충격을 더 잘 견뎌낸다. 역사적으로 보면 경제상황이 어려울 때 서비스 부문은 더 잘해 나간다. 재고품 처리 문제가 없기 때문이다.

인도의 경제가 결코 경기 침체를 겪지 않는다는 얘기는 아니다. 중국의 경제 활황은 중앙정부의 기획과 국영기업들의 집행으로 주도돼 왔다. 반면 인도 경제는 90년대 초의 시장경제 개혁으로 활력을 얻은 민간 부문이 주도했다. 중국과 달리 인도는 소비자들의 저축을 국영 수출기업들에 투자하도록 강요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인도 경제는 더 많은 유연성과 균형 감각을 지니게 됐다. 2007년 인도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년째 9%선을 유지한다. 이 같은 성장은 주로 국내 소비와 점차 커져 가는 중산층 덕분에 지탱된다.
인도의 내수 시장은 약 3700억 달러 규모로 이미 한국보다 크다.

2025년께 인도의 소비자 수는 현재의 5000만 명에서 10배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매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의 최신 보고서는 결론지었다. 세계에서 다섯째로 큰 시장이 된다는 얘기다. 올해 인도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0달러 문턱을 뛰어넘고, 2020년 말께는 그 세 배가 되리라 예상된다.

“인도의 GDP 대비 산업투자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인도의 경제 성장에서 소비가 더 큰 역할을 해 왔다는 뜻이다. 인도의 소비 부문은 중국보다는 일본과 미국 같은 선진국들에 더 가깝다”고 매킨지 보고서는 지적했다.

중국이 도로·공장·아파트 같은 사회간접자본에 지출하는 돈은 GDP의 50%에 가깝다. 이에 비해 인도는 32%로 건전한 수준이다. 중국의 무역흑자 역시 백분율로 보면 인도의 약 두 배다. 또 2006년 중국은 제조업 붐을 유지하려고 630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받아들였다.

반면 인도는 성장률이 약간 떨어지지만 경제 붐을 유지하는 데 불과 160억 달러의 외국인 직접투자를 필요로 했다. 따라서 세계 경제가 침체할 경우 인도 경제는 고통을 비교적 적게 받는다. 모건 스탠리가 지난 9월 중순 고객들에게 보낸 보고서는 이렇게 전망했다.

“인도가 세계 무역 순환주기에 노출된 정도는 아시아에서 가장 낮다. 따라서 세계 무역의 침체가 인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가장 낮을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는 인도 정책결정자들의 공헌이 크다. 인도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6%로 유지해 경제가 과열되지 않도록 했다. 경제 활동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로 낮으면서도, 낭비적인 투자를 예방할 만큼 높은 수준의 금리다. 아시아의 다른 나라들에서는 극도로 낮은 금리 때문에 부동산과 산업 부문에 과잉투자가 이뤄져 왔다.

예컨대 홍콩의 주택담보 대출금리는 2%, 중국 국영은행의 대출금리는 제로에 가깝다. 또 인도의 은행 예금금리는 3~4%로 가계 저축을 촉진한다. 반면 중국은 실질 예금금리가 마이너스이기 때문에 시중 자금은 유일하게 고수익을 안겨 주는 쪽으로 몰린다.

바로 투기적인 주식투자와 부동산 투기다. 경제 분석가들은 인도의 경제 붐이 저금리로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세계적 신용경색 충격에도 비교적 빨리 복원력을 되찾는다고 주장한다.

최근의 각종 경제 전망 보고서는 인도 경제의 복원력 가설을 뒷받침한다. 지난 9월 시티뱅크는 미국의 경기후퇴가 아시아의 두 경제 대국인 중국과 인도에 미칠 충격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2008년 GDP 성장률은 현재의 11% 수준에서 8.5%로 떨어지리라 예상된다.

이에 비해 인도의 GDP는 9.4%에서 8.1%로 떨어질 전망이다. 중국의 하락폭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노동시장을 더욱 자유화하면서 2011년께엔 지속 가능한 성장률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뭄바이에 있는 저명한 경제 두뇌집단 RPG 재단의 파이 파난디카르 이사장도 미국의 경기후퇴 때문에 가장 크게 타격 입을 나라는 상품 수출국들이라는 보고서를 냈다. 아울러 미국 기업들은 인건비 등을 줄이려고 인도의 소프트웨어와 첨단기술 서비스를 더 많이 활용하게 된다고 예상했다. “상품 수출의 성장세는 감소하지만, 서비스 수요는 증대할 가능성이 있다.”

인도의 복원력 가설에서는 또 어떤 얘기가 나올까? 역설적으로 1990년대의 중국과 비슷한 제조업 붐이 인도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인도는 방대한 내수 시장, 극도로 낮은 평균 임금, 중동·아프리카·유럽을 겨냥한 수출 기지라는 잠재력 등으로 전례 없이 지대한 관심을 받는다.

각국 제조업체들이 중국에서 장차 정치·경제적 변화가 발생할 경우 자사의 피해를 줄이려는 대비책으로 인도를 주목하기 때문이다. 포드·GM·현대·스즈키 등 외국의 몇몇 자동차 제조업체는 일찍부터 인도에 공장을 설립해 왔다.

자동차의 해외 수출을 늘리려는 목적 외에도, 인도 자체의 방대하고 급성장하는 소형차 시장을 겨냥한 전략이다. 수익성 좋은 한국의 전자제품과 대형 가정용품 제조업체들은 이미 인도 시장을 지배한다. 유럽의 컨설팅업체 캡제미니는 세계적인 제조업체 300여 개를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캡제미니의 로이 렌더스는 많은 기업이 제조업 기지로 인도를 “예의주시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인도는 향후 3~5년 사이에 전 세계 제조업의 중심지 지위를 놓고 중국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런 변화는 인도의 시골지역에 남아도는 수많은 노동력을 흡수하고, 또 그럼으로써 이미 막강한 인도의 소비자 기반을 더욱 확대할지 모른다. 인도 국제경제관계연구소의 경제전문가 샨카르 아차리야는 “인도인들은 아직도 중국을 성공적 경제발전의 모델로 생각하는 경향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중국은 인도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지금 같은 세계적 불확실성의 시대에서 궁극적인 교훈은 다음같이 바뀌어야 할지 모른다. ‘인도는 중국을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강점을 살려 나가라.’
GEORGE WEHRFRITZJASON OVERDORF 기자 [804호] 2007.11.05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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